친일청산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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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민선 기자
기사입력 2018-11-21 [20:53]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된 이후, 국민들을 중심으로 친일파 청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1948년 대한민국 독립 정부가 성립되고, 반민특위가 구성되자 국민들은 제보함을 통해 반민특위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친일 청산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도는 매우 높았다. 70년이 지난 현재, 친일파에 대한 인식은 어떠할까? 구글 설문지을 통해 고등학생과 대학생 포함 11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하였다.
 자신이 친일청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매우 잘 알고 있다.’는 8.4%, ‘잘 알고 있다.’는 14.3%, ‘보통이다.’는 42.9%, ‘잘 모른다.’는 31.1%, ‘아예 모른다.’는 3.4%의 결과를 나타냈다.  해방 후 국민들이 반민특위에 적극적으로 제보하던 시기와 비교했을 때 현재는 친일청산에 대해 관심도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관심도가 하락한 만큼, 순간적인 대응이 앞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친일청산에 대해 인식을 가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태도는 친일청산의 ‘현주소’를 아는 것이다.

구글 설문을 통해 진행한 설문의 결과


친일청산의 과거, 그리고 현재

▲ 구글 설문을 통해 진행한 설문의 결과     ©길민선, 김지원, 장현지 기자

 

 

 

 

 

 

 

 

 

 

 

 

 

 

 

과거의 친일 청산 법안의 실패 및 정부의 방해 공작
 해방 이후 친일 청산 관련 법안이 계속해서 발의되기는 했다. 해방 후 1947년 7월 민족반역자, 부일협력자, 간상배에 대한 특별 조례안이 발표됐다. 이 조례안은 친일의 기준과 형벌의 사항이 비교적 명확했으나, 미군정장관이 인준을 보류함으로써 실행되지 못하였다. 이에  1949년 1월 5일 제헌국회는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했다. 하지만, 이승만 정부는 반민법 반대 국민대회 등을 묵인하고, 반민법 개정안을 준비하면서 반민특위 활동을 무력화하고자 했다. 결국, 이승만 정부의 방해 공작으로 반민법의 공소시효는 1950년 6월 20일에서 1949년 8월 말일로 단축됨에 따라 친일 청산은 실패에 그쳤다. 그 이후 박정희 정부 때에는 일본에 자본을 차관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므로, 친일파 숙청에 대한 논의 자체가 어려워졌다. 심지어 이명박 정부 때에는 국정원이 인터넷 토론 게시판을 활용하여 ‘친일사전 발간이 노리는 목적’ 등의  글을 게재하며 친일파 청산을 방해 공작했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현 정부의 친일 청산을 위한 노력
 현 정부는 ‘적폐 청산’을 중요 목표로 두며, 적폐 중 하나인 친일을 청산하려는 의지를 확실히 부각하며 출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1절 행사에서 “친일청산, 100년을 넘길 수 없다. 청산하지 못한 친일세력이 독재세력으로 이어지고 민주공화국을 숙주로 삼아왔다”고 선언하며 친일청산의 중요성을 환기했다.

 

인촌 김성수 건국훈장 박탈 및 성북구의 ‘인촌로’ 도로명 삭제

 2018년 2월 13일 문재인 정부에 의해 대표적인 친일파 인사인 인촌 김성수의 건국공로 훈장이 박탈되었다. 인촌 김성수는 중일전쟁 이후 매일신보 등의 언론에 일제의 징병을 지지하는 글을 싣는 등의 친일 행적이 있는 인물이다. 지난해 4월, 대법원에서 김성수의 이러한 친일행위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고, 이에 따라 이번 2월 국무회의에 1962년에 김성수가 받은 건국 공로훈장 취소가 결정이 난 것이다.

 2018년 9월 4일 성북구는 인촌 김성수의 건국훈장 박탈의 영향으로 도로명 ‘인촌로’의 변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1962년 인촌 김성수의 건국공로 훈장 박탈에 따른 조치로 친일반민족행위와 관련된 자의 부적합한 도로명 변경에 대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친일청산의 바람직한 방향

 이승만 정부의 반민족행위 특별 조사 위원회, 노무현 정부의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 규명 위원회, 현 문재인 정부의 인촌 김성수 건국훈장 박탈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친일 청산 문제 해결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노력은 단편적이며 공론화를 위한 상징적인 활동들이라고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실장은 보고 있다.

 
Q. 문재인 정부는 인촌 김성수의 건국공로 훈장을 박탈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행보가 친일 청산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그저 단순한 하나의 사건이라고 보시나요?

 

A. 이번 정부의 행보는 불연속적이며 단편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친일 청산을 상식선으로 끌어 올리는 데 기여했다고 봅니다. 작은 문제 해결을 시작점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이에 대한 공론화 또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친일의 잔재가 개개인의 복지와 행복, 국가 유지와 직결됨을 인지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번 김성수의 공로 훈장 박탈은 국민들에게 친일 문제를 인식하게 한다는 점에서 친일 청산의 상징성을 띠고 있습니다.

 

Q. 왜 우리는 2018년 현재 시점에서 친일 청산에 관심을 가져야 하나요?

 

A. 친일 청산은 해방 이후 이승만 정부가 들어섰을 때부터 제대로 처리되지 못했고 결국 친일 행위는 근절되지 못했습니다. 그러한 영향으로 지금까지 교육, 경제, 사회 다양한 분야에 근본부터 고쳐야 하는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고,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친일 잔재 청산이 국가 존립, 국민의 행복과 직결됨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친일 잔재 청산은 효용을 따지자면 따질 수 있지만, 문화, 교양, 역사에만 속하거나 도덕, 정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를 정상적인 사회로 변화시키고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활동입니다.
  다양한 예시를 들어 보겠습니다. 친일파가 제대로 척결되지 않아 지금 우리나라는 사회 통합이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사람이 재벌의 재력은 엄청난 노력으로 이뤄낸 경제력이 아니라 부자간 상속으로 졸부가 되었을 거로 생각합니다. 또한 국민들이 세금을 낼 때도 부패한 공무원들로 인해 복지는커녕 세금에 대한 대가를 받지 못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는 곧 정부와 우리나라 사회에 대한 불신, 신뢰의 부재를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제는 일본의 자본으로 친일파의 경제력으로 일궈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교육에서는 대학교를 중심으로 형성된 입시제도와 문․이과로 나뉜 교육 정책이 대표적입니다. 일제가 조선을 보다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조정하기 위해 문과, 이과, 실업계로 교육을 나누어 시행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선택의 폭을 좁게 만들어 직업 간에 벽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닫힌’ 교육 정책을 일제 잔재로써 올바른 시민을 양육하기 위해서는 바뀌어야 합니다.
  이 외에도 분단 비용 해결, 군대식의 상부 하복 문제, 노동자의 인권 문제, 지배계층의 독점 경제 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서 친일 청산이 꼭 필요합니다.

 

Q. 정부가 친일 청산과 관련하여 어떤 과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친일 청산과 관련된 문제가 수면으로 떠올랐을 때 사람들이 분노하고 여론을 형성함으로써 이를 인식하는 사람의 수가 많아지는 것은 긍정적일 수 있지만,  이 문제는 감정적으로 분노하고 친일했던 인물을 비난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어떤 정책을, 국민 개개인은 어떤 인식적 자세를 지녀야 할까요?

 

A. 국가는 북유럽의 역사를 공부하고 그 이념을 본받아 실천에 옮기려고 노력을 해야 합니다. 북유럽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제국주의와 인종차별주의가 혼합된 형태의 나치즘 청산을 과제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나치에 협조한 자들을 축출해 내고 ‘나치즘 무관용’이라는 이념 아래에 관련 문제들을 처리해 나갔습니다. 그 결과 경제 규모 10위안에 들지만,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낮은 나라로 손꼽히는 우리나라와 대조적으로, 북유럽의 국가들은 경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좋은 정치가를 기르려는 시민 교육이 발달되어 있고 이상적인 복지국가로 소개됩니다. 이런 통계들을 보면 저는 나치즘 청산과 국가 성장이 인과관계로 연결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는 북유럽 국가들에 대해 언어만 배울 것이 아니라 앞서 말한 측면에서 연구하고 교육제도를 올바른 인간으로 성장시키는 제도로 개선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생각에서 개개인 또한 서정주, 이광수 문학가들에 대해 철저하게 친일 경력을 조사하고 무관용으로 그들을 친일파로 정확히 분류해야 합니다. 또한 첫 번째 질문에서 말했던 것처럼 친일의 잔재가 우리 삶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인지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친일 청산이 북유럽의 사례와 같이 자신의 행복과 국가 유지와 직결됨을 알아야 합니다.

 

앞으로의 친일 청산
 현재 친일청산에 대한 관심은 미비하지만, 희망적인 것은 국민들이 친일청산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친일청산에 관한 인식 조사의 결과로 53%가 넘는 사람들이 친일청산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당장 친일의 뿌리를 뽑아낼 수는 없지만, 계속해서 친일에 대한 관심을 두고 친일파에 대한 무관용적 태도를 유지하며 우리의 인식을 차차 바꿔, 무조건적인 분노가 아닌, 친일의 잔재에 대한 분명하고 올바른 분노와 생각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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